5000원 주식이 1만원 넘었다…일진전기 홍성 공장 가보니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4-01-14 07:00   수정 2024-01-15 08:3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5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1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수주·매출·영업이익 세 마리 토끼를 잡아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도전하겠습니다.”



황수 일진전기 대표(64세)는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진전기는 1968년 1월 22일 설립된 국내 전력기기 빅5 회사다. 홍성 공장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진전기의 심장부다. 2013년 완공 후 내부를 보여준 적이 없으나 언론에 첫 공개했다. 충청남도 홍성군 갈산면 산단로 467에 위치했고, 14만8285평 규모를 자랑한다. 서울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 30분~3시간 거리에 있다.



일진전기는 비철금속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창사 56주년을 맞는 중견기업이다. 초고압 송·변전 및 배전 분야에 사용되는 초고압케이블·초고압변압기·초고압차단기 및 전력기기를 국내와 해외 전력회사, 민간 제조사 등에 판매하고 있다. 경쟁업체로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전선, 대한전선 등이 있다.


“변압기 美 매출 2배 뛰어 … 올해 해외 사업 비중 50% 넘길 것”

황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수주액은 작년보다 10% 이상 높이고,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근무를 2교대에서 3교대로 바꿨는데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일감이 계속 쌓인다는 걸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은 고공행진이다. 2019년 매출(연결기준) 6683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에서 2022년 매출 1조1647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각각 74.28%, 176.32% 뛰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8902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으로 또 사상 최대 실적 이 유력하다.



황 대표는 “작년 변압기 미국 매출은 2배 뛰고, 초고압 중전기 수주 비중은 5배 폭증했다”며 “해외 사업 비중이 올해 첫 50%를 넘기는 해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사업 비중은 국내 55%, 해외 45%다. 미국·중동·동남아시아 공략 강화로 해외 실적 질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동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를 비롯해 메가시티 구상이 늘고 있는데, 전력 인프라 확충 수혜가 예상된다.



그는 “양질의 수주가 계속되며 영업이익률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8년 0.7%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5.55%까지 껑충 뛰었다. 북미 반덤핑 예치금 환급(초고압 중전기기 부문)과 원화 약세로 인한 일회성 요인도 있지만,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이 빛을 발한 효과도 크다.


“1000억 유상증자, 공장 증설에 100% 사용” … 내년 퀀텀점프 가능성

일진전기는 작년 11월 17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보통 증시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일진전기처럼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고,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돼 악재로 받아들인다. 다만 자금조달 목적이 시설투자인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회사가 더 큰 성장을 위해 증설에 나선 만큼 제2의 도약으로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홍성 공장(초고압변압기) 증설과 화성 공장(전선) 설비 증설에 각각 682억원·350억원을 투입하겠다”며 “총 1300억원 정도를 사업 확장을 위한 시설 투자에 쏟겠다”고 강조했다. 300억원은 자체 보유 현금 등으로 충당한다. 재무 상태가 안 좋은 기업들의 경우 유상증자 대금 일부는 운영자금으로도 쓰지만, 100% 시설 투자에 집행하는 것이다. 홍성 공장 증설은 올해 4분기 완료 예정으로 2025년 1분기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 가능성도 있다.



그는 “북미 변압기 시장과 중동·유럽 전선 시장에서 대형 수주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전기 수주잔고가 2022년 말 2억1500만달러에서 작년 11월 말 7억달러 이상으로 대폭 증가해 2026년까지 생산 물량을 모두 확정했고, 전선 분야는 2022년 말 3억9900만달러에서 작년 3분기 5억8000만달러로 급증해 납기 대응 및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노후화된 케이블과 신재생 관련 송배전 초고압케이블 수요는 계속 늘 것이다”고 덧붙였다.



일감이 폭증해도 해외 공장 진출 계획은 안 보인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장치산업의 경우 막강한 자금력은 필수고 원활한 부품 공급과 숙련된 노동자, 생산 노하우가 어우러져야 해외 공장이 잘 굴러갈 수 있다”며 “베트남과 중동 등 신규 공장 계획은 있지만 아직 신중을 기하고 있는 입장이다”고 답했다.


“수소 발전·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 등 M&A 관심”

일진전기는 신성장동력으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친환경·고효율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황 대표는 “탄소 중립을 위한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친환경 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우린 국내 최초로 154kV 식물유 변압기(2016년 개발, 2017년 한국전력 납품), 친환경 72.5kV 절연 개폐장치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것이 전기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세상이다”며 “발전소들이 친환경 기기 채택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토탈 에너지 솔루션 회사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둘째, 지속 경영이 가능한 회사로 우뚝 서기 위해 M&A(인수합병)를 노린다. 황 대표는 “전력 분야에서 반세기 넘게 쌓아온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신성장 아이템을 발굴하고, 수소 발전·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 등 시너지가 나는 곳에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사업 날개를 다각화하는데 방점을 두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에 주가(12일 종가 1만1000원)는 1년 만에 108.73% 올랐다. 1년 전 1억원 가량 매수했다면 2억873만원이 된 셈이다. 일진전기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급증과 호실적을 등에 업고 최근 역사적 신고가(2023년 10월 18일 1만552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사우디 등 중동 국가에서 신도시 건설과 신재생 발전 확대를 지속하는 점을 투자 긍정 요인으로 꼽고 있다. 위험 요인은 미국 대용량 변압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시행하는 연례 재심에서 고관세가 확정이 될 경우 수익성 저하 및 수주 위축 우려가 존재한다. 또 유럽 탄소국경제도가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인데, 적용 대상 수출 품목은 탄소세 부과로 제품 가격 경쟁력 저하가 예상되고, 미국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진전기는 탄소세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총 주식 수는 3708만390주로 최대주주는 일진홀딩스가 지분 56.97%를 갖고 있다. 유상증자 배정 주식 483만주 중 283만주를 청약하기로 해 향후 일진홀딩스의 지분율은 50.24%로 낮아질 수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2.62%로 유통 물량은 현재 30%가 조금 넘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341억원, 부동산 자산은 4536억원이다. 시가총액(4079억원)을 가볍게 넘는다.


3년 연속 배당 … 올해 소폭 상향 가능성도

주주환원책을 고심하고 있을까. 황 대표는 “3년 연속 결산 배당을 진행했다”며 “이익이 나면 성과를 주주에게 나누는 건 당연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한 만큼, 배당금 상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일진전기는 2020년 보통주 1주당 배당금 57원에서 2022년 123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은 1.89%에서 2.45%로 올라갔다.



2017년 7월부터 일진전기 사장 자리에 오른 황 대표는 GE코리아 대표, 알스톰 한국 대표 등 전문경영인이 직업이다.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 황 대표는 “능동적으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며 “누군가 다 이룬 곳에서 무엇을 해본다는 생각보다, 본인 스스로를 채찍질해 도전적인 생각을 갖는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매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인생이 풍요롭고 긍정적으로 살아지게 된다”는 조언도 했다. 실제 홍성 공장에는 ‘감사 트리’가 있어 직원들끼리 칭찬 메모를 하고 있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에너지시장의 대전환을 맞아 일진전기는 우호적인 환경에 놓여있다”며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사이클에서 동사가 공급하는 전력기기(변압기, 차단기)와 케이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당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아직 국내 매출 비중이 높고, 시장 점유율도 경쟁사보다 낮아 공격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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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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